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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그리스도인의 삶이란?-251209

by 셀라지기 2025. 12. 9.

교권이 흔들린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쪽이 서늘해진다. 누군가는 오래된 문제라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현실 앞에서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난다.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예절 문화가 완벽히 정착된 사회는 아니지만, 그 부족함을 채우는 또 다른 힘, 따뜻한 정이 있는 사회였다. 그러나 요즘의 풍경은 그 정을 지키지 못한 채 무너져 가는 느낌이다.

 

생각해 보면 어떤 조직이든 붕괴를 일으키는 것은 거대한 악이 아니다. 늘 작은 틈에서 시작된다. 몇몇 사람들의 이기적 욕심, 비양심적인 이득 추구, 그리고 그것을 알고도 침묵한 다수의 방관. 마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한두 마리가 결국 강 전체를 혼탁하게 만드는 것처럼, 조직도 그렇게 병들어 간다. 그 안에서 누군가는 작은 이익을 얻으며 만족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이익 앞에 눈을 감아 버린다. 결국 자정작용이 사라지고, 한 조직은 스스로 무너져 버린다.

 

이런 상황 속에서 늘 부재한 것은 철학 있는 사람들이다. 중심을 잡아 줄 사람, 올바른 방향을 가리킬 사람, 흔들림 없는 ‘철인’ 같은 사람. 그들이 있어야 조직은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정화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언제나 가장 큰 반발을 받는다. 마치 누군가 위에 군림하려 한다는 듯, 불편한 시선을 받으며 공격의 대상이 된다. 책임지기엔 부족하지만 자유는 누리고 싶은 이들이, 오히려 미꾸라지들과 한 편이 되어 정의를 말하는 사람을 몰아세우는 모습을 종종 본다. 세상은 왜 늘 이렇게 돌아가는 걸까. 역사를 살펴보아도, 교회와 사회를 보아도, 이 반복은 참 흥미롭고도 안타깝다.

 

하지만 이런 현실 속에서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가 있다. 그리스도인은 다르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천국을 소망하기에 현실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늘의 삶을 견딜 힘을 하늘에서 받기 때문인지, 우리는 좌절과 낙망 속에서도 하나님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떼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고치겠다는 거창한 선언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작은 자리에서 성실하게 머무는 삶, 맡겨진 일을 감사함으로 감당하는 삶이 더 중요하다. 비판만 하고 손은 더럽히지 않는 삶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묵묵히 씨앗을 심는 삶.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 한 명이 조직의 공기를 바꾸고, 공동체의 희망이 된다. 이 작은 충성이 결국 빛이 되어 주변을 비추는 모습을 나는 종종 보아 왔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보며 이렇게 묻는다. 왜 저 사람은 우리와 다를까. 바로 이 질문이 그리스도인의 전도 방식이다.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삶의 결이 조용히 말을 건넨다. 따로 설교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원하시는 바로 그 방식일지도 모른다.

 

나는 미꾸라지가 되지도 않을 것이고, 방관자로 머무르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서 있는 작은 자리라도 정직하게 지키며, 하나님 앞에서 성실히 살아갈 것이다. 언젠가 이 기록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다면, 그 안에는 오늘의 이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때의 나에게도, 또 누군가에게도 작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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