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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51020 추위 이기기

by 셀라지기 2025. 10. 21.

추위 이기기

 

월요일 아침,
아내와 아이는 어김없이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 뒤로 남겨진 거실은,
한층 더 휑하고, 차가웠다.

 

유럽의 가을과 겨울은 언제나 그렇다.

해는 빛에 인색하고, 공기는 젖은 옷처럼 눅눅하다.

바닥 난방은 없고, 비싼 전기세 탓에 히터도 쉽게 켜지지 못한다.

그래서 이곳의 추위는 단순히 온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겨울의 적(敵) 같다.


그래서인지, 유럽의 추위는 단지 온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 깊숙이 치고 들어오는 겨울의 적과 같다.

 

책상 앞에 앉았지만 손끝이 시렸다.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셔보지만, 금세 식는다.
몸이 움츠러드니 마음도 따라 움츠러든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결국 운동복을 꺼냈다.

그동안 피해왔던 인터벌 운동을 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버렸지만, 추위는 사라졌다.
단 10분 만이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피했던 것은 ‘추위’가 아니라 ‘불편함’이었다.
몸이 힘들어지는 걸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불편함 속에야 진짜 온기가 있었다.

역경을 피하면 따뜻함도 멀어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몸으로 배우게 된 순간이었다.

 

아내와 함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터벌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은 산책하기 어려우니, 나도 인터벌 운동해야겠어요.”

아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요즘 우리의 시간들도 이와 같았다.
불안과 염려, 관계의 냉기,
삶의 무게가 우리를 움츠러들게 할 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맞섰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의 마음에서 

염려를 일으켰던 추위가 사라졌다. 


그리스도 안에 머물자, 

추위는 단순한 계절의 현상이 아니었다.

몸이 움직이자 마음이 풀리고,

말씀을 붙잡고, 현실과 씨름하자,
움츠린 믿음에 온기가 돌았다.

 

우리는 안다.
인생의 추위는 피해서 지나갈 수 없다는 것을.

믿음으로 움직이며, 땀 흘려 씨름할 때
비로소 따뜻해진다는 것을.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말했다.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
- 야고보서 2:22

 

오늘 내가 만난 추위는,
움직이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몸을 움직여야 피가 돌듯이,
믿음으로 움직여야 영혼의 활력이 생긴다.

 

주님, 오늘도 삶의 추위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게 하옵소서.
힘들고 불편한 길이라도, 그 속에서 따뜻한 믿음을 배우게 하옵소서.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순종으로 우리의 영혼이 다시 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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