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산책을 하는데,
쉬가 마려웠다.
요즘은 40분 정도 걸었는데,
오늘은 중간에 큰 개를 만나 길을 틀었다.
아내는 그 길 어귀에서 “여기 한번 가보자”며
큰 성당이 있는 공원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아내는 성당도, 공원도 나누고 싶어했지만,
나는 쉬가 마려웠다.
이곳엔 공중화장실이 없다.
심지어 대형 슈퍼마켓에도 화장실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오기 전에 한 번 들를 걸 싶었다.
평소라면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정리하는 산책 길인데,
오늘은 화장실 생각뿐이었다.
‘잠깐 공원에다 실례를 할까?
하지만, 누가 보면 얼마나 망신인가…’
참고 걸음을 재촉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향했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고 나니,
머리가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방금까지 간절했던 화장실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다.
인생도 이와 같다.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한다.
잡고 있을 때는
그 생각뿐이지만,
버리고 나면
개운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어제 오늘,
마음속의 불필요한 생각들을 정리한 덕분일까.
오늘 유난히 가볍고 경쾌하다.
다음 산책길에는
다시 아내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으며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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