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요한계시록의 그 장엄한 음성이 들려올 때, 우리는 헬라어 알파벳을 떠올립니다. 처음과 마지막. 시작과 끝.
그러나 이 말씀의 뿌리를 더 깊이 내려다보면, 그 뿌리는 히브리어 땅, 바로 알레프(א)와 타브(ת)로 연결됩니다.
히브리어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율법을 주신 언어이자,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주던 말입니다. 그 언어의 첫 글자가 알레프, 마지막 글자가 타브입니다. 그리고 그 둘을 잇는 신비로운 단어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창세기 1장 1절에 등장하는 ‘에트(את)’.
“태초에 하나님이 에트(את)를 창조하시니라?”
히브리어 성경을 펼쳐보면 창세기 1장 1절에는 설명되지 않은 이상한 단어가 끼어 있습니다.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
“태초에 하나님이 ‘에트’를 창조하시고 하늘과 땅을 지으셨다.”
‘에트(את)’는 히브리어 문법상 목적어를 표시하는 전치사지만, 여기서는 그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이 단어는 알레프(א)와 타브(ת)—즉 히브리어 알파벳의 처음과 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처음에 창조하신 것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말씀의 구조’, 즉 언어와 계시의 그릇이었습니다.
히브리 랍비 슈네우르 잘만(Rabbi Shneur Zalma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기 전에 먼저 글자들을 지으셨고, 그 글자들이 모든 창조의 근본 요소가 되었다.”
말씀이 실재를 창조했다는 이 사상은, 요한복음에서 더욱 선명해집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알레프와 타브의 성육신
요한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 1:1)
그리고 14절에서 덧붙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예수님은 단순한 인간이 아닌, 말씀 그 자체이십니다.
요한계시록 1:8, 22:13에서 예수님은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헬라어 표현이지만, 유대적 배경을 가진 요한은 분명히 히브리어 알레프와 타브를 염두에 두고 썼을 것입니다.
곧 예수님은 말씀의 시작과 끝, 창조의 구조이자 완성, 계시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분입니다.
이사야 44:6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나는 처음이요 나는 마지막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
이사야가 말한 그 처음과 나중이신 분이, 요한계시록의 예수님과 동일하다는 사실은 신약과 구약, 히브리어와 헬라어, 언어와 계시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보여줍니다.
타브의 형상—십자가
특히 주목할 점은, 히브리어의 마지막 글자인 타브(ת)의 고대 상형문자는 십자가(cross)나 표(mark)를 닮았습니다.
그렇다면 ‘알레프와 타브’라는 구조 안에는 이미 십자가를 통한 말씀의 완성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알파요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단지 시간의 경계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은 말씀의 구조 자체이시며, 십자가로 그 말씀을 완성하신 분이십니다.
새로운 언약, 새로운 계시
히브리서 기자는 말합니다.
“대제사장이 바뀌면 율법도 반드시 바뀌어야 하느니라.” (히 7:12)
새 언약은 율법을 없앤 것이 아닙니다. 단 하나, 대제사장이 바뀐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오시며, 율법과 언약이 말씀에서 육신으로, 문자에서 생명으로 바뀐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으며 ‘알레프’와 ‘타브’—이 두 글자 사이에 숨겨진 하나님의 숨결, 그리고 그 모든 계시의 완성을 향한 십자가의 그림자를 읽어야 합니다.
말씀의 첫 글자, 그리고 마지막 마침표
히브리어의 시작과 끝, 알레프와 타브는 단지 언어가 아닙니다.
그것은 말씀의 길이며, 계시의 지도이며, 하나님 자신의 흔적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결국 우리를 십자가로 인도합니다.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고,
우리를 말씀의 사람으로 빚어가십니다.
지금 이 순간,
그분은 당신에게도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는 알레프요, 타브라.
너의 시작도, 너의 끝도
내 손 안에 있다.”

'성경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히브리어 이해 8 베트(ב), 집을 짓는 글자 (1) | 2025.07.17 |
|---|---|
| 히브리어 이해 7 알파(א)와 에무나(אמונה): 믿음의 시작과 여정 (0) | 2025.07.16 |
| 히브리어 이해 5 알레프—말씀이 침묵으로 오는 길목 (2) | 2025.07.12 |
| 히브리어 이해 4 알레프에서 시작된 아버지의 이름 (2) | 2025.07.08 |
| 히브리어 이해 3 물과 피와 성령, 참된 사람의 탄생 (0) | 2025.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