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너무도 쉽게 ‘믿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아멘을 외치며,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단순한 결단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존재요 실존의 뿌리입니다. 그것은 나의 의지를 넘어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생명에 뿌리박은 실체입니다. 히브리어 ‘에무나(אֱמוּנָה)’—이 단어는 단순한 신념이 아니라, 진리 위에 붙들린 삶 전체를 뜻합니다.
믿음은 내가 쥐고 있는 확신이 아니라,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우리가 이 땅을 딛고 살아가며, 흔들리는 마음 가운데서도 버티게 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믿음 때문입니다.
에무나의 언어, 예수의 믿음
히브리어 ‘에무나’는 ‘지탱하다’, ‘부양하다’, ‘확실하다’는 어원을 지닌 ‘아만’에서 유래합니다. 여기서 ‘아멘’이라는 단어도, ‘에메트(진리)’라는 단어도 함께 나왔습니다. 믿음이란 단어 속에는 진리와 성실, 신뢰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에무나’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출애굽기 17장입니다. 모세가 손을 들고 기도할 때, 그의 손이 내려오지 않도록 아론과 훌이 받쳐주었습니다. 여기서 "내려오지 아니하였다"는 표현에 사용된 단어가 ‘에무나’입니다. 이는 곧 믿음이란, 위로부터 주어지는 진리 위에 굳건히 버티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믿음은 내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거하는 집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 믿음은 내가 만들어 내는 감정이 아니라, 말씀을 온전히 듣고 깨달은 자 안에만 존재하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말씀하십니다. “들으라, 깨달으라.” 듣는 자, 깨닫는 자, 그리고 순종하는 자만이 믿음 위에 서는 것입니다. 때문에 말씀이 흘러들어오되 뿌리내리지 못하면, 우리는 믿음이 없는 자가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믿음 자체이십니다. “믿음의 주(創始者)”이신 그분은, 자신을 우리 안에 심어주심으로 우리가 ‘그분의 믿음’ 안에 살게 하십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의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원문 기준)
‘믿음’이란 단어에 정관사가 붙는 순간, 그것은 ‘그 믿음’—곧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의미합니다. 내가 무엇을 믿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지금 그분의 믿음 안에 거하고 있는가입니다.
거짓 없는 믿음으로의 부르심
믿음은 단지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고백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진리 위에 선 믿음이어야 하며, 그것이 ‘거짓 없는 믿음’입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말합니다. “네 안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하노라.” (딤후 1:5) 이 믿음은 단지 전통이나 신앙의 유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듣고 깨달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행하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를 향해 묻습니다.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라.” (고후 13:5)
오늘 우리 안에 있는 믿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인가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믿음이며,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참된 길입니다. 진리 위에 세워진 믿음. 거짓 없는 그분의 믿음. 그 믿음 위에 삶 전체를 올려놓고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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